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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자아내는 이재용 판결에 대한 4가지 소감
산업/기업 2018-02-06 09:05:29조회수: 2570
아침부터 이재용 판결에 관한 기사들을 정독하다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사진 속의 이재용은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표정 관리를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허탈감과 분노를 주체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아침 신문을 읽으면서 생각난 몇 가지를 정리한다.
1. 2009년과 판박이 판결: 당시 이건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당시 이학수, 김인주 등 삼성 주요 관계자 5명도 징역 2년 6월~3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번에 이재용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났고,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등 주요 삼성 관계자들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풀려났다.
이는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관대한 처분: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물산 직원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온갖 억지 봐주기판결에도 36억 원 뇌물을 준 혐의가 인정된 이재용은 더 가벼운 형에다 집행유예를 받았다.

2.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청탁이 없었다?: 이재용의 형을 줄이기 위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청탁이 없었다고 이번 판결은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 온갖 억지 논리를 짜맞췄다. 각종 스포츠재단에 대한 제3자 뇌물협의도 인정하지 않았고, 삼성물산 등의 합병도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진 게 아니라고 봤다. 정경유착의 사례를 문어발식 확장 등 수십 년 전의 재벌 행태로 국한해 이건희회장이 쓰러진 뒤 2015년부터 급물살을 탄 삼성물산 합병을 정경유착의 사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온 국민이 아는 것을 아니라고 하는 재판부는 무식한 건지, 뻔뻔한 건지? 

3. 정치권력 위의 경제권력: 법원이 재벌로 상징되는 경제권력에 훨씬 더 약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사건의 본질을 정경유착으로 본 특검의 취지를 부인하고, 이번 판결은 "삼성이 겁박당한 뇌물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미 권력을 잃은 박근혜를 가해자로 만들어 "임기 없는 영속권력"인 재벌 편들기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문재인정부가 재벌개혁을 강조해도 재판부는 ‘마이 웨이’를 외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 

4. 다시 드러난 재벌-언론-사법 커넥션: 이번 판결은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생산한 삼성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대로 수용한 판결이었다. 재벌-언론-사법 유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이었다. 

이들의 강고한 기득권 동맹을 깨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바로설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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