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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조국 딸 자료가 인터넷에서..." 방송이 어쩌다 이 지경 됐나
2019-09-18조회수: 352

9월 9일 오전, 청와대의 개각 발표 한 달 만에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청와대가 개각을 발표한 지난 8월 9일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개최가 결정된 지난 9월 4일까지 총 27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저녁종합뉴스 보도를 모니터했습니다.

[조국 검증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분석] 
능력‧전문성 검증엔 관심 없고, 의혹 보도에만 치중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총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는 27일간 총 923건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보도를 내놨습니다.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채널A가 총 214건으로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였고, SBS, JTBC, TV조선, MBN도 100건이 넘는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이에 비해서 KBS는 78.5건, MBC는 86건으로 비교적 정제된 보도량으로 보입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보도가 톱보도였던 날이 10일 이상이었는데요. TV조선과 채널A는 조국 후보자 관련 보도가 톱보도였던 날이 총 13일로 가장 많았습니다.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내놓은 총 923건의 조국 후보자 관련 보도 중, 청와대 개각 소식을 알리거나 조국 후보자의 능력‧전문성을 검증하는 보도는 20건에 그쳤던 반면, 조국 후보자 혹은 조국 후보자 가족에 대한 의혹 보도는 총 903건으로 전체 보도량의 약 97.8%에 해당하는 양이었습니다.

장관 후보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 인물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가진 능력과 전문성, 그리고 도덕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능력이나 전문성을 검증하는 보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조국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한다는 이유로, 후보자 개인 혹은 후보자 가족과 관련된 의혹 보도만 넘쳐났을 뿐이었습니다.

[부실한 근거 토대로 한 의혹제기 사례] 
"석연찮은 구석"? 그 근거는 "야당의 의심"뿐인 TV조선

TV조선 <단독/조국 모친, 부산대 병원에 그림 기증>(8/21 신정훈 기자)에서 신동욱 앵커는 "조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첫 유급을 당한 뒤 조 후보자의 모친이 대학병원에 직접 그린 그림 4점을 기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조 후보자의 딸은 다음 학기부터 여섯 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이 과정 역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정훈 기자는 "웅동학원 이사장인 조국 후보자의 모친이 기증자로, 2015년 9월 직접 그린 그림 4점을 기증했다", "부산대 의전원에 다니는 조 후보자의 딸이 낙제해 유급한 직후다", "2014년 9월 의전원에 입학한 조 후보자 딸은 (조 후보자 모친이 2015년 9월 그림 4점을 기증하고) 이듬해 1학기부터 여섯 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이 조 후보자 딸이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는 데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 보도였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이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과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에 관련성이 있다며 근거로 제시한 것은 병원 관계자 발언과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지원 시 제출한 자기소개서, 야당의 의심, 이 세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먼저, 신정훈 기자는 "병원 관계자는 그림을 4점이나 기증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한다"라며, 병원 관계자가 "기부하는 것 자체가 돈을 안 주잖아요. 받고 사는 게 아니라서 기부 건수가 별로 없는데요"라고 발언한 것을 녹취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정훈 기자는 "병원에 별도 갤러리 공간을 만든 것 역시 처음"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다음으로 TV조선이 근거로 제시한 것이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지원 시 제출한 자기소개서 내용이었습니다. 조 후보자 딸이 자기소개서에서 ""집안에 부산대 출신이 많다"라며 인연을 유독 강조"했고, (공교롭게도) 그림을 기증한 "조 후보자의 모친은 부산대 간호학과 출신"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앞선 병원 관계자 발언과 마찬가지로 그림 기증과 6학기 연속 장학금의 관련성을 입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TV조선이 근거로 제시한 것은 야당의 의심입니다. 신정훈 기자는 "야당에선 그림 기증과 장학금 지급과의 연관성을 의심한다"며,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녹취 인용했는데요. TV조선이 그림 기증과 6학기 연속 장학금의 관련성에 대한 의혹 제기를 하며 내놓은 근거 중 확실한 건 "야당의 의심"뿐이었습니다.

TV조선의 다음날 후속보도도 근거 없기는 마찬가지

TV조선은 이튿날인 8월 22일 <조국, 부산대 병원 "모친 갤러리" 제막식 참석>(8/22 하동원 기자)을 통해서 의혹 제기를 이어갔는데요.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식에 조 후보자도 참석했고, 이 자리에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도 참석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지도교수가 그림 기증과 장학금의 관련성을 부인했다는 내용도 전했습니다.


리포트에서 "양산부산대병원은 조 후보자 어머니의 그림 가운데 3점을 새로 만든 갤러리에, 다른 사람들이 기증한 그림 6점은 병원 여러 곳에 나눠 전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하동원 기자는 곧바로 "양산부산대병원은 조국 후보자 어머니의 그림 기증 때문에 병원 내 갤러리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TV조선은 기사 제목을 <조국, 부산대 병원 "모친 갤러리" 제막식 참석>으로 하여,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으로 갤러리가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조 후보자 모친이 부산대병원에 2015년 9월 그림 4점을 기증한 것과 2016년 1학기부터 조 후보자의 딸이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TV조선처럼 두 사실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의혹 제기 보도를 하려면 확실한 근거가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의 이 추가보도에서도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과 딸 장학금의 연관성의 근거는 "공교롭게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기증과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은) 시기가 겹치면서 장학금 관련 의혹이 확산"되었다는 내용뿐이었습니다.
  



MBN의 주민번호 변경 의혹 보도도 "카더라"에 가까워

이런 보도행태는 MBN에서도 있었습니다. MBN <주민번호 변경 왜?>(8/22 오태윤 기자)에서 김주하 앵커는 조 후보자 딸의 주민등록번호 변경 사실을 전하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기 전에 주민번호를 바꾼 건데, 보통 주민번호를 바꾸면 뒷자리를 바꾸죠. 그런데 조 후보자의 딸은 앞자리도 바꿨습니다"라며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MBN이 해당 보도에서 조 후보자 딸 주민번호 변경이 석연찮다며 근거로 제시한 것은 "야권의 의혹 제기"뿐이었습니다. 오태윤 기자가 "야권에선 조씨의 주민번호 변경이 부산대 의전원 진학과 관련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었죠.

그리고 오태윤 기자는 "주민번호는 번호가 유출돼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변경할 수 있지만, 까다로운 변경 심사를 거쳐 이뤄지고 있다", "조 후보자 측은 "생년월일 정정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전원 합격과 관련성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기자가 전한 내용을 뒤집고 "조 후보자 딸의 주민번호 변경"이 석연찮다고 할 만한 근거는 "야권의 의혹 제기"밖에 없는데도, MBN은 무조건 보도부터 하고 나선 것입니다.

TV조선과 MBN의 보도 모두 의혹 제기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확실한 근거 없는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후보자 검증을 어렵게 할 뿐입니다.

사모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지적했을까?

8월 15일에는 MBC와 JTBC를 제외하고, KBS, SBS, TV조선, 채널A, MBN을 통해 조국 후보자의 사모펀드 가입 논란이 보도되었습니다. 이중 SBS <수석 시절, 가족이 사모펀드에 10억‥. 약정액은 74억>(8/15 전형우 기자)과 TV조선 <전 재산보다 많은 74억 사모펀드 투자 약정>(8/15 김보건 기자)은 기사제목부터 내용 모두 조 후보자 측이 합법적이지 않은 행위를 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보도였습니다.

SBS <수석 시절, 가족이 사모펀드에 10억‥. 약정액은 74억>(8/15)에서 김현우 앵커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사모펀드에 74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정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민정수석이던 지난 2017년의 일인데 조국 후보자가 이번에 신고한 재산 56억 원보다 18억 원이 더 많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전형우 기자는 "(투자 약정액 74억은) 조 후보자 신고 재산 56억 원보다 18억 원이나 많은 액수다", "이런 거액 투자 약정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할 계획이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보도에서는 "출자 약정금액은 유동적으로 정한 것으로 계약상 추가 납입 의무도, 계획도 없었다"는 조 후보자 측의 답변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TV조선도 조 후보자 가족이 전 재산보다 많은 74억이나 투자하기로 약정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보도했고, 조 후보자 측의 해명을 전하기는 했습니다.

이 두 보도는 조 후보자가 분명 신고재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약정한 것에 대한 석연찮은 의혹이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그러나 유튜브 선대인TV의 <이슈 브리핑/조국 사모펀드 가입 논란, 도대체 뭐가 문제? 개념을 알고나 기사 쓰는지 의문!>(8/20)에 출연한 이종우 IBK리서치센터 전 센터장은 사모펀드의 투자 약정액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우 IBK리서치센터 전 센터장 : 이거는 한마디로 약정 해놓은 거거든요. 은행에 마이너스 대출을 하게 되면, 만약 5천만 원 마이너스 대출을 한다고 하면, 항상 5천만 원을 다 써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필요하지 않으면 그냥 1백만 원만 쓸 수도 있는 거고. 이렇게 되지 않습니까? (사모펀드도 이와 마찬가지로) 75억에 약정을 했다고 해서 75억 다 채워야 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필요하면, 정말로 이게 좋다고 생각하면 75억을 다 넣을 수도 있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1억만 넣을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거거든요.

 
이런 설명을 토대로 하면,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약정액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의 해명조차 필요가 없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SBS와 TV조선을 비롯한 방송사들이 사모펀드의 "투자 약정액"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에 대해 섣불리 문제 제기를 하고 기계적으로 조 후보자 측의 해명을 전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가족펀드"라는 딱지 또한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

조국 후보자 가족 사모펀드 관련 보도는 28일이 되어 절정에 이릅니다. 검찰이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조 후보자의 처남을 출국금지조치 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날은 7개 방송사가 모두 조 후보자 사모펀드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 특히 지상파 3사와 JTBC가 모두 2건씩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이 중에서도 MBC <"의문의 투자"만 계속‥"조국 알았나"가 핵심>(8/28 강나림 기자)와 SBS <檢 칼날이 겨냥한 핵심‥"가족펀드 의혹" 사모펀드>(8/28 임찬종 기자)에서는 조 후보자 가족이 가입한 사모펀드에 조 후보자 가족들이 가입돼 있어 "가족펀드"라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MBC <"의문의 투자"만 계속‥"조국 알았나"가 핵심>(8/28)에서 왕종명 앵커는 "이 사모 펀드에는 조 후보자의 아내와 두 자녀, 친인척들이 가입돼 있다 보니 조국의 가족 펀드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강나림 기자는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중 "7억 원이 지난 2017년 경기도에 있는 가로등 자동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 씨앤티에 투자"됐는데,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근무한 2017년 7월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공사를 싹쓸이하다시피하며 30억 원어치를 수주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실상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있던 시기에 해당 업체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요.

MBC가 보도한 대로, 조국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중 7억 원이 웰스 씨앤티에 투자된 것, 그리고 2017년 7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웰스 씨앤티의 지자체와 공공기관 공사 수주액이 늘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MBC가 조국 후보자가 웰스 씨앤티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조국 후보자의 민정수석 시절과 웰스 씨앤티의 공사 수주액이 늘어난 기간이 "공교롭게도 겹친다"는 의심 하나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가 아닙니다.

SBS <檢 칼날이 겨냥한 핵심‥"가족펀드 의혹" 사모펀드>(8/28)에서는 지난 23일 "조국 후보자 관련 사모펀드의 출자자 전원이 조 후보자의 친인척 등으로 밝혀졌다며 "가족 펀드" 의혹을 제기"했던 주광덕 의원의 주장을 전하며, "가족 펀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임찬종 기자는 "만약 검찰 수사에서 출자금 전부가 조 후보자 가족의 것이고 조 후보자 측이 운용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 그 자체로 자본시장법 위반인 데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각종 불법 의혹에서 조 후보자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을 덧붙여 검찰 수사결과까지 가정하며, 조 후보자 관련 사모펀드에 위법성이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예측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외에도 JTBC <잇따르는 "가족펀드" 의혹, 운용사 내부 문건엔…>(8/28 허진 기자)에서 손석희 앵커는 "(조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가입된) 사모펀드 운용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우회상장을 노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을 확보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유튜브 선대인TV의 <이슈 브리핑/조국 사모펀드 가입 논란, 도대체 뭐가 문제? 개념을 알고나 기사 쓰는지 의문!>(8/20)에서 이종우 전 센터장은 방송사들이 "가족 펀드"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은 비합리적이며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모펀드는 "50명 미만의 사람들한테 돈을 모아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누가 투자를 했는가는 비공개"이고, (종목 비율에 제한을 두는 공모펀드와 달리) "종목 비율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종우 전 센터장은 조국 후보자 사모펀드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의혹들을 반박하는 설명을 하면서 말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종우 IBK리서치센터 전 센터장 : 왜 자꾸 이런 얘기(조 후보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가 나올까? 우리나라 기자들의 실력이 너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도대체 뭐가 뭔지 이해를 못하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기자들이) 알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면 (사모펀드 관련 각종 의혹들이) 말도 안 되는 얘기구나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으니 본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얘기(보도)를 하는 거예요.

 
이처럼 조국 후보자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열심히 제기하는 방송사들 중에서 "사모펀드"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보도가 여럿 보였으며, "사모펀드"라는 용어 자체를 낯설어 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이러한 개념을 설명해주는 보도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친문인사 입김으로 우선협상대상자?… 마구잡이식 의혹 제기한 TV조선

TV조선 <단독/KT보다 낮은 기술 평가 받고 "77억 사업" 따내>(9/4 류병수 기자)에서 신동욱 앵커는 "조국 후보자 가족 펀드가 투자한 회사들이 관급공사인 지하철과 버스의 와이파이사업에 뛰어든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TV조선 취재 결과 사모펀드와 투자협약을 맺은 업체가 기술평가에서 뒤지고도 통신 대기업인 KT를 따돌리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류병수 기자는 "조국 후보자 가족 펀드가 투자를 위임한 PNP플러스의 자회사 메가크래프트가 통신 대기업 KT를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야당은 기술평가에서 뒤진 메가크래프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에는 친문 인사인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하지만, 메가크래프트는 기술력 부족이 문제가 돼 결국 사업권을 박탈당했고, 현재는 KT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의 보도만 보면, "KT보다 기술력도 부족한 회사가 조국 후보자 가족 펀드가 투자를 위임한 회사의 자회사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었지만, 결국 기술력 부족으로 KT가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TV <단독/입찰서 지더니…KT, 중소기업에 갑질>(2018/7/23)을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한국경제TV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통신사업을 하는 이 중소기업(PNP플러스)은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에서 KT를 제치고 우선 협상대상자에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사업을 위해 이 중소기업에 LTE망을 빌려 주기로 했던 KT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겁니다."

 
그리고 이어진 한국경제TV <단독/"국정과제 때문에"…"갑질" 공조한 KT-과기부>(2018/11/2)에서는 한국경제TV의 앞선 보도 후, "KT는 "갑질"이 논란이 되자 내부적으로 이 사업을 포기"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KT가 이 사업을 맡도록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사업을 하려면 LTE망에 대한 공인된 서류를 조달청에 내야 하는데, 돈을 받고 망을 빌려주는 KT는 (해당 중소기업에) 인증서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당초 KT는 "갑질"이 논란이 되자 내부적으로 이 사업을 포기했고… 버스 공공와이파이는 통신비를 줄이려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2차 협상자인 KT가 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 연내 시행이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과기부가 이미 연내 시행하겠다고 발표까지 한 상황. 안정적이고 빠른 진행을 위해 대기업인 KT가 맡기를 원했다는 겁니다."

 
즉, 해당 중소기업(PNP플러스)이 KT를 제치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LTE망이 필요한 사업의 특성상 KT가 해당 중소기업에 망을 빌려주어야 가능한데, 망을 빌려주기로 했던 KT가 태도를 바꾸고 망을 빌려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경제TV의 보도로 KT가 사업에서 손을 떼려 했지만, 연내 사업 시행을 원하는 과기부의 압박으로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해당 중소기업에 LTE망에 대한 공인된 서류를 주지 않으면서, 해당 중소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최종탈락하게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TV조선 <단독/KT보다 낮은 기술 평가 받고 "77억 사업" 따내>(9/4)에서도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해당 입찰은 조달청이 결정한 것으로 문 원장과 진흥원과는 무관한 사항", "메가크래프트가 KT보다 35%나 낮은 입찰가를 써낸 게 낙찰 이유로 안다"고 했말습니다.

한국경제TV의 보도와 TV조선의 보도 중 나온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PNP플러스의 자회사 메가크래프트의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건은 조 후보자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야당의 의심을 근거로 삼아 마구잡이식의 의혹 제기 단독 보도를 내놓은 것입니다.

[기타 부적절한 보도 사례]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조 후보자 딸 자소서 가격까지 보도한 채널A

조국 후보자 관련 보도 중에는 조 후보자 자녀에 대한 사생활 캐기 보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채널A <단독/부산대 의전원 소개서 5만 원에 팔아>(8/21 최선 기자)에서 최선 기자는 "대학생들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리포트 등을 사고 파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조국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자료가 6건 올라와" 있고, "3천 원에서 5만 원까지 가격은 다양했는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자기소개서는 같은 대학원생이 올린 것보다 25배나 비싸게 올려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선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조 후보자 딸과 관련된 자료 6건에 나온) 이런 스펙을 학생 혼자 관리하긴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조국 후보자는 지난 2014년…스펙 쌓기를 비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 기사에서 채널A가 비판하고자 한 것이, "같은 대학원생이 올린 것보다 25배나 비싸게 올려놓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자기소개서인지, 조 후보자 딸의 자기소개서에 나온 스펙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채널A도 보도에서 밝혔듯이 조 후보자 딸과 관련된 자료가 올라와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대학생들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리포트 등을 사고 파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이트에서 취재라는 목적으로, 후보자 본인도 아닌, 후보자 자녀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을 찾아내고 보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요?

조국 후보자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사생활 캐기 나선 채널A

채널A <강남 입시학원서 "구술 조교" 알바>(8/22 조영민 기자)는 더 황당합니다. 보도는 "서울 강남의 입시전문학원"에서 조 후보자의 딸이 지난 2010년부터 "각종 스펙이 중요한 평가요소인 이른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을 상대로 면접 준비 요령 등을 코치하는 "구술 조교"로 일했다", "조씨의 조교 아르바이트는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유급된 뒤에도 계속됐다", "학원 관계자는 당시 조씨가 얼마를 받았는지 밝히길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영민 기자는 "금수저 스펙을 대입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씨가, 사교육 시장에서 합격 비결을 전수한 정황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대체 조 후보자의 딸이 입시전문학원에서 "구술 조교"로 아르바이트했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이 왜 알아야 하는지 의문일 뿐입니다.

채널A <조국 아들, 누나 따라 "스펙 대물림">(9/2 이은후 기자)에서 김승련 앵커는 "학생들의 스펙을 부모가 만들어줬다는 이 의문, 저희 취재 결과 4살 더 어린 조국 후보자의 아들도 누나의 스펙을 상당히 대물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은후 기자는 "조 후보자 딸이 앞서 편집장 겸 총무를 맡았던 곳(동아리)"에 "4년 터울을 두고 남매가 같은 학교, 같은 유학반, 같은 동아리를 똑같이 거쳐 간 거다", "조 후보자의 딸은 고3이던 2009년 제네바 유엔 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해 활동했는데, 4년 뒤 조 후보자 아들도 똑같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은후 기자는 "남동생도 누나의 이력 코스를 그대로 따라 간 셈인데 스펙 대물림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스펙 대물림"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리포트에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조 후보자 딸의 자기소개서나, 조 후보자 딸의 아르바이트 이력, 조 후보자 자녀들의 동아리나 인턴십 참여 이력을 보도하는 것은 조국 후보자의 장관 직무 수행 적합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조국 후보자를 검증한다는 목적 아래, 조 후보자 자녀들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조국 화장실 방문 횟수까지 알려주는 MBN

MBN <간담회, 추진에서 성사까지>(9/2 정광재 정치부장)에서는 조국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불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김주하 앵커가 "조 후보자도 굉장히 긴장을 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당시 상황에 관해 묻자, 정광재 정치부장이 "조 후보자도 굉장히 긴장을 했습니다. 2시 30분에 국회에 도착했는데, 한 시간여를 국회 214호실에서 대기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동안 화장실을 2번이나 가는 모습이 목격될 정도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고요"라고 말한 것인데요.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긴장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화장실에 몇 차례나 갔는지 시청자들이 알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이 역시 후보자 검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신변잡기식 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조국 미투"라는 표현을 사용한 중앙일보

언론에서 조국 후보자 혹은 후보자 가족 관련 의혹 보도가 무분별하게 이어지면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유시민 작가 등 여권 정치인과 유명인들이 SNS나 라디오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국 후보자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사실 확인 없이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고 자신들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자 중앙일보가 이를 보도하며 "조국 미투"라고 표현했습니다.

중앙일보 <여권 차기주자들 일제히 "나도 당했다"··· "조국 빙의">(9/2 하준호 기자)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쏟아진 의혹 국면에서 초반에는 침묵하던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들이 연이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나도 조 후보자처럼 공격당한 경험이 있다"는 식이다. 성범죄 피해사실 고발 캠페인이었던 미투 운동과 표현방식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국 미투"란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해당 보도에서 "조국 미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정치권이 어디인지 근거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미투 본질 훼손 비판에 제목 바꾼 중앙일보

또한 하준호 기자는 "성범죄 피해사실 고발 캠페인이었던 미투 운동과 표현방식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국 미투""라고 밝혔는데요. 민언련은 모니터 보고서 (2018/12/11)에서 ""미투"는 우월적인 지위나 권력 관계를 악용해 은폐되어 왔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고발하는 사회적 운동이며, 연예인 가족의 "단순 채무불이행 사건"과는 궤를 달리합니다"라고 밝히며, "미투"에 빗댄 부적절한 용어 "빚투" 사용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즉, 중앙일보는 해당 보도에서 "미투"의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섣불리 "조국 미투"라는 출처 불명의 조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같은 날 여성신문 <"미투" 본질 훼손하는 언론… "빚투", "약투" 이어 "조국 미투"까지>(9/2)와 미디어오늘 <허위 의혹 비판 여권 정치인이 "조국 미투"라는 중앙일보>(9/2)에서는 중앙일보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비판 때문이었는지 중앙일보는 기사 제목을 앞선 <"조국 미투" 등장…여권 차기주자들 일제히 "나도 당했다">에서 <여권 차기주자들 일제히 "나도 당했다"···"조국 빙의">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기사 제목을 수정한 것과는 달리, 중앙일보에서 처음 사용한 "조국 미투"라는 표현을 같은 날 저녁종합뉴스에서 그대로 언급한 방송사가 있었습니다.

앵커가 "조국 미투"라고 말한 TV조선

TV조선 <포커스/"부당한 허위 의혹"…범여권 "조국 감싸기">(9/2 조덕현 기자)에서 윤우리 앵커는 "지난주 여권 내에서 "조국 지키기" 발언이 연이어 터져 나왔죠. 이 발언들을 들여다보면, "나도 당해봤는데"라는 식으로, 과거 자신들이 겪은 논란들에 빗대는 이른바 "조국 미투"가 이어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자신들이 겪은 논란들에 빗대는" 것이 "미투"의 본질인지, TV조선에서 "미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지 묻고 싶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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