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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TV/이슈초대석] 저성장 시대의 생존 경제학
재무관리 주식/금융 국제경제 2016-04-14조회수: 2788






Q.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이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서민들을 위한 큰 그림을 위해 집팔하셨다는<빅픽쳐>. 이 책을 통해 소장님께서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저성장 시대에는 과거 고성장시대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려면 훨씬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험난한 시대에 사업이나 투자활동을 하는 것은 험난한 산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 보호장구를 잘 갖춰야 한다. 그처럼 리스크가 어디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 잘 알고 대비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달리 일반인들도 경제의 큰 흐름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업이나 투자의 기회를 찾기 위해서라도 경제의 큰 그림을 읽을 필요가 있다. 이런 취지로 지금과 같은 시대에 경제의 큰 그림을 읽는 기술을 알려드리는 한편 일반인들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10가지 영역에 대해 알려드리려 한다.

Q. 한국경제 현 상황에 대해서 먼저 짚어봐야겠습니다. 수출 급감에 생산, 투자 악화, 주요 경제지표도 매우 부진합니다. 이미 올해 3%대 성장을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최근 한국의 경제 상황 어떻게 보시나요?
A. 최근 발생하는 한국경제 악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들이다. 재벌 독식구조와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에 의존한 경제구조를 만들다 보니 주력 기업들은 가라앉는 가운데, 가계는 높은 부동산 가격과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내 임기 안에만 사고 안 나면 돼’라는 식으로 문제를 덮고 미루고 있다. 오히려 주택대출 규제를 풀어 많은 이들이 빚을 내 집을 사게 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선심성 정책으로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든 면에서 장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Q. 그렇다면 한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을 추동하는 가장 큰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앞에서 말한 재벌독식구조와 산업생태계 위축 및 과도한 부동산 거품과 이와 연결된 가계부채 문제 등이 이미 한국의 저성장을 초래한 이유들이다. 이에 더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라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향후 한국경제의 장기 저성장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Q. 말씀해주신 인구구조의 변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5년 전인 2011년에 생산가능인구는 한 해에 37만 명 늘어났는데, 5년 후인 2021년에는 한 해에 28만 명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작일 뿐입니다. 2025년부터 2040년 무렵까지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약 40만 명씩 줄어든다. 반면 올해 24만 명 늘어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년 후인 2021년부터 2037년까지 매년 40만~50만 명이나 늘어난다.
생산가능인구는 소득활동에 참여해 돈을 버는 인구인데, 이들 인구들이 줄어들면 당연히 경제가 활력을 잃는다. 돈 버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소비도 위축된다. 이에 더해 고령인구는 소득과 소비 수준이 40~50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역시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경제 전반의 소득과 소비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인구구조 때문에 소득이 줄고 소비도 위축되는 소비절벽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 연구소에서 추산해보니 향후에는 고령화에 따른 보건의료 지출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의 지출이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2012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한 것도 그 전조라고 볼 수 있다. 학령기 인구가 줄면서 이미 대학은 심각한 구조조정 압력에 노출돼 있다. 그리고 그 여파를 앞으로 가장 강력하게 보여줄 영역이 부동산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평균 가구원수가 2.65명인데, 이를 가구수로 환산해 주택 수요를 생각해보면 5년 전에는 한 해에 14만호의 주택수요가 늘었지만, 5년 후에는 10.6만 가구, 7~8년 후부터는 매년 15만호의 주택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이건 생산가능인구의 변화만 생각한 것이고,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고령인구는 기존 주택을 줄여가거나 팔아서 노후생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시기이므로 주택 수요자가 아니라 주택의 순공급자 역할을 한다. 매년 늘어나는 고령인구의 3분의 1만 집을 내놓는다고 해도 2020년대부터는 건설업체들의 신규 공급 물량에 더해 한 해에 5만호 이상의 기존 주택 매물이 주택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게 불과 5~7년 사이에 일어날 변화다.
그런데 이런 본격적인 소비절벽이 오기 전인데도, 이미 국내 가계들은 미래 불안감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 어떤 나라보다 생애소득기간이 짧고,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는 적은 반면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 비율이 높아 일자리가 매우 불안정하다. 이렇게 벌어놓은 소득이 적은 가운데 복지는 빈약한데, 노후는 길어지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에 전 연령대에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 노후세대뿐만 아니라 불안한 노후를 보내는 젊은세대들조차 ‘노후 예기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Q. 한국경제 침체기,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인구 문제로 촉발될 저성장 문제는 이미 몇 십 년 전의 과거에 우리가 집단적으로 저질러버린 미래이기 때문에 그걸 지금 와서 없는 문제로 만들 수는 없다. 다만 그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노후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OECD 꼴찌 수준의 복지 수준의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일자리와 소득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시적인 고통이 있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 부동산에 묶인 돈이 생산경제로 돌 수 있도록 해야 내수 위축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수십 년 전에 큰 틀이 잡힌 경제적 강자 중심의 세제를 변화한 시대상에 걸맞게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공정과세와 건설 및 대기업 위주의 조세지출을 복지, 교육, 문화 등의 생활예산으로 전환하는 재정구조개혁을 아우르는 ‘세금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나라 살림살이를 제대로 하면 일반 가계의 삶의 질 악화를 막고 저성장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부채가 아닌 소득 주도 성장으로 전환할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장기적 관점에서 나라를 끌어가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인구절벽과 소비절벽이 불러올 문제에 대응하기보다는 근시안적인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빚 내서 집 사라’는 식의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Q. 그렇다면 한국의 기준금리,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내려야 한다고 보시나요?
A. 기준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봐야 여전히 심각한 부동산 거품을 부풀리고, 가계부채 폭증을 부르고 좀비기업들의 수명을 연장해 잠재적 위기의 폭발력을 키울 뿐 경기 부양 효과가 거의 없다. 지난 몇 년간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결국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한계기업들이 크게 늘었을 뿐 앞서 말한대로 경기는 계속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더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가게 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막대한 외국인 투자자금들이 급격히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다 부양 효과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내렸다가 세계경기가 요동치는 흐름 속에서 외환위기에 준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으니 위험하다. 기준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전에 주택대출규제를 강화하고 공공재무컨설턴트들을 대량으로 고용해 가계부채가 스스로 부채 다이어트에 나설 수 있는 정책들을 취해가며 부동산과 가계부채의 위험한 뇌관들을 제거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저성장 시대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경제의 큰그림을 읽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이런 저성장 시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도 기회 요인들은 있다. 예를 들어, 저성장을 초래하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한편으로는 일부에서 기회 요인들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1인가구의 증가로 편의점 기업들과 간편식시장은 성장하고, 고령인구의 성장에 따라 바이오 및 제약산업,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여러 위협을 만들어내지만,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3D프린팅 같은 신기술들이 많은 새로운 기회 또한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인구구조의 변화가 만들어낼 사회경제적 흐름,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신기술이 재편할 산업의 변화 등에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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