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언 블로그

선대인 소장이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엉터리 경제지는 안 보는 게 돈을 버는 첫걸음

#재무관리 2015-04-03

오늘자 매경이 1면에 실은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기사와 4,5면 관련 기사 보니 아주 가관이다. 저금리 여파로 30~40대가 집을 사기 시작했다는데, 몇몇 사례와 "전지적 작가 시점"의 단정만 있을 뿐 기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 통계가 없다. 실수요라고 하면서도 "부자들의 임대 목적 투자"라는 코멘트를 함께 버젓이 싣고 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다"고 매경은 주장한다. 설사 집을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은 실수요자라고 믿고 싶어하더라도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배경으로 집을 사는 것이라면 그게 진정한 의미의 실수요자일까. 실수요자가 사니 집값이 안 뛴다는 식의 논리도 황당하다. 그렇게 많은 빚을 내 집을 샀어도 집값이 뛰지 않는 것이지, 실수요자가 사면 집값이 안 뛴다는 논리가 어떻게 통하나.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을 동원해 집을 샀는데도 집값이 뛰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람들의 경우 향후 집값 하락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걸 반증할 뿐이다. 

결국 이처럼 구체적 근거도, 논리도 부족한 가운데 매경이 하고 싶었던 말은 "내집 마련 전략"이라는 5면 기사에 집약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 강북 재개발 공략...수도권은 광교 위례 하남 유망"이라는 큰 제목을 달았다. 말로는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라고 하면서 스스로는 차익을 노릴 대상지라고 소개하는 셈이다. 제발 단 하루의 지면에서라도 논리적 일관성을 좀 가지기 바란다. 

5면의 보조 박스 기사는 더 가관이다. "DTI 맞추기 힘들땐 상환기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돼 있다. 지난해 대출 규제 완화로 DTI비율은 60%까지 가능하다. 소득의 60%를 원리금으로 상환하면서 정상적 생활이 가능한 가계가 있는가. 이 정도 비율도 맞출 수 없으면 정말 사질 말아야 하는 것이지, 이들 가구를 보고 상환기간을 늘려서 억지로 이 비율을 맞춰서라도 집 사라는 게 말이 되나. 이게 실수요자들을 위한 기사인가. 아니면 건설업자들을 위한 삐끼질인가.

매경은 이런 선동기사를 내보내기 이전에 2008년 이후 수백 건의 "집값 바닥론" 기사를 쏟아내며 많은 이들을 하우스푸어로 이끌었던데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게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매경 웹사이트에 가서 "집값 바닥"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해보기 바란다. 매경이 그런 식으로 선동하는 동안 부동산시장에 어떤 흐름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하우스푸어들이 양산됐는지. 참고로,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 대한 매경의 전망도 거의 비슷했다. 매년 상하반기 전망을 하면서 주가 "2200~2300"간다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지만 주가가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이라도 그 수준에 도달한 적이 있는가. 

물론 단기적으로는 매경류의 선동보도가 주택시장에 먹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을 배경으로 늘어난 주택거래 증가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매경 같은 경제지들은 자신들 신문에 "돈 되는 정보"가 가득하다고 주장한다. 맞다. 건설업계나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금융업계에 돈 되는 정보는 가득하다. 하지만 가계 입장에서 보면 돈 털리기 딱 좋은 정보들이다. 가계 입장에서는 이런 엉터리 선동 정보들이 난무하는 경제지는 안 보는 게 가계가 돈을 버는 첫 걸음이다. 

참고로, 지난주말 진행한 <경제뉴스 속지 않고 활용하기> 강좌에서 소개한 "좋은 경제정보를 얻기 위한 7계명"입니다. 안타깝지만, 국내 독자들은 이런 노력을 기본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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