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언 블로그

선대인 소장이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실검 1위 김현아의원 칭송사태(?) 유감

2017-06-01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자유한국당 소속 김현아 의원이 포털 다음의 실검 1위에 올라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유일하게 이낙연 총리 인준안에 찬성표를 던져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지지자들 가운데 "민주당으로 오세요"라는 의견을 보내고, 그를 칭송하는 여론이 SNS에 쏟아지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번 사안만 놓고 보자면, 개인적으로도 그의 선택을 반기는 편이다.

하지만, 그의 이력과 그동안 해온 주장을 잘 아는 나로서는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김현아의원은 건설업체들의 이익 대변 단체인 대한건설협회 부설로 출발한 건설산업연구원 출신이다. 그 연구원에서 건설경제연구실장까지 맡았다. 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와 주장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다.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방송토론 등에서 그와 몇 차례 반대 입장에서 토론을 한 적도 있다. 그 때마다 그는 건설업계의 공급 확대나 부동산 부양책을 옹호하는 한편 주택대출 규제에는 반대하는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기억한다.

김의원은 박근혜정부 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옆에 그가 앉은 모습을 보고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한 바 있다. (링크한 기사의 사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오른쪽 옆자리에 서있는 사람이 김의원이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0529_0012120866&cID=10301&pID=10300 ) 참고로, 박근혜정부에서는 초기부터 건설업계의 입장에 가깝거나 "한국에는 집값 거품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온 사람들이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 주택도시공사 등의 수장으로 포진했다. 그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것도 그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고 나는 본다. 급기야 그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당선 직후 그는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서민주거와 청년주거 문제를 위해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주거 문제라는 것이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닌 것은 맞다. 그리고 누구나 겉으로는 이념적으로 주거 문제를 접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주거문제에 관한 한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 등 기득권의 이해관계와 절연하느냐 아니냐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한 판단의 잣대다. 그가 과거 이력이나 주장에 비춰볼 때 그런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절연할 수 있을까. 

물론 그도 건설자본이 돈을 대는 건설산업연구원을 나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을 때는 새로운 포부가 있을 수 있다. 그는 예상대로 국토교통위에서 활동했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새누리당 대변인으로서 그의 활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위 관련한 그의 입법 활동을 보면 세입자의 주거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을 몇 건 발의한 게 있지만, 현재 임대차시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들과는 거리가 먼 법안들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미지 세탁용 코스프레에 가까운 법안이었다. 정작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전문가들이 주장해온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과 같은 주장에는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부동산서비스업에 각종 지원을 해주는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안을 발의하고, 인접한 여러 대지를 묶어 한 개 대지로 개발할 수 있는 건축협정 제도를 활성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부동산업계나 건설업계에 주로 도움되는 법안들이었다. 


그런데 그가 무한도전 출연 문제로 자유한국당의 당내 압박을 받고, 이번에 이낙연 총리 인준안에 소신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현 정부 지지자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이 정도에 이르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순간의 한 단면만으로 김현아의원이 그동안 해왔던 발언과 활동이 모두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미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이고, 그 이전에도 오랫동안 상당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영향력을 발휘해온 사람이다. 더구나 극단적인 "빚 내서 집 사라" 정책을 실시한 박근혜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이었고, 오랫동안 건설 및 부동산, 주택대출 규제 완화를 옹호해왔던 사람으로서 국내 주택시장이 이 지경까지 온 데 일정한 책임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그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나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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