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최대한 버텨본다고요?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0.5% 수준으로 올라왔으니 0.25% 포인트씩 세 번 더 인상하면 1.25%가 됩니다. 그러면 한국 기준금리와 같아집니다. 그 때도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버티기는 어려울 겁니다. 억지로 버티면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유출되면서 환율이 폭등하는 등의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설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채권시장의 시장금리는 먼저 반응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계와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히려 이 시장금리라는 겁니다. 당장 트럼프 당선 이후 대규모 감세-재정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한국 채권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초금리인 코픽스금리도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각종 신용대출과 주택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추세인 거고요.
이렇게 금리가 오르면 빚으로 간신히 지탱해온 한국경제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빚 내서 집 사라" 정책으로 버텨온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수 있고, 이미 기업의 15% 가량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요? 선대인의 경고는 이미 식상하다고요? 글쎄요. 싫다면 제 이야기는 안 들어도 됩니다만, 지금 한국경제가 온전하지 않다는 건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겁니다. 지금까지는 최저 금리였고, 미친 정권이 국민경제 전체를 볼모로 한 위험한 도박판을 벌려왔으니 당장은 괜찮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죠. 하지만 그렇게 위험한 도박을 지속한 결과 한국경제는 가계도, 기업도 훨씬 더 위기에 취약한 구조가 돼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유일호 경제부총리나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니 괜찮다"는 식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죠. 외환보유고가 약간의 안전장치가 될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빚더미 경제"의 위험성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계속 과감한 가계부채 다이어트와 기업 구조조정, 미래 먹거리를 위한 재벌개혁과 산업 전환을 주장했던 것입니다만. 알 수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야 위기니, 대책이니 호들갑떠는 정부나 언론 보도 태도가 한심해서 한 줄 적습니다. 국내외 경제도 어렵고, 시국도 어지럽지만...연말연시는 따스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