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아침마당"의 "고급정보열전"에 출연했던 선대인 소장의 중도 하차와 관련하여 제작진 입장을 밝힙니다. 그동안 선대인 소장의 방송 내용 중 일부 부동산 관련 내용에 대해 "KBS의 공식 의견이냐"는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 13일 제작진 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해당 방송 내용이 마치 KBS의 입장인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중도 하차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는 제작진의 자체 판단이자 고유 권한으로 선대인 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
담당 PD와 CP가 연휴 막바지에 이미 기존의 입장을 바꾸며 제게 보내왔던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같아 저로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이미 처음 쓴 글에서 대부분 설명한 바 있어 재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 생각을 좀 더 명확히하기 밝히는 차원에서 재론합니다.
KBS측은 저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예상하고 사후 내부적으로 정리한 입장이라고 봅니다. 담당PD와 CP는 제게 중도하차 결정을 통보하던 날 여러 차례 통화에서 윗분들(또는 상부)의 지시로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중도하차를 통보한다고 했습니다. ‘버티지 못했다’ ‘뜻이 꺾였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이미 소개한 대로 담당PD와 CP는 별다른 시청자들의 불만을 자신들은 접수하지 못했으며, 다만 국장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는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토대로 저의 출연을 정지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제가 방송한 내용을 검토했지만, 담당 CP와 PD도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수 차례 이어지는 통화에서도 국장이 말한 그 ‘시청자’가 누구인지 자신들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담당PD와 CP도 모르는 정체 불명의 ‘시청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무 제작진의 의사와 판단에 반하여 저의 출연을 정지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KBS는 제작진 입장을 통해 ‘제작진의 자체 판단’이라며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둘러대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아파트 분양시장과 관련해 방송에서 밝힌 내용이 ‘KBS의 입장인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입니다. ‘고급정보열전’은 프로그램 성격상 각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정보를 제공해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컨셉을 분명히 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청자들이 개별 전문가 각각에 투표해 각 전문가의 진퇴를 상당 부분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 제 개인의 의견을 KBS의 입장으로 오인할 시청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정말 그런 식이라면 다른 모든 출연자의 의견도 KBS의 입장으로 오인될 수 있으니 다른 출연자들의 출연도 정지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편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김정수 KBS 교양문화국장은 “방송가에서 PD가 패널을 섭외하고 하차하는 경우는 다반사”라며 “본인(선소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둘러대고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몰라도 적어도 ‘고급정보열전’은 출연자의 탈락에 관한 명확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거스르고 3주간의 출연이 추가로 확정된 사람을 탈락시킨 것입니다. 담당 PD도 인정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서 단 한 번도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또한 제 발언이 정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사전에 단 한 번이라도 저에게 주의를 주거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정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단 한 번도 없이 느닷업이 출연 정지를 제게 통보한 겁니다. 이런 일이 다반사인 겁니까. 만약 이런 일조차 다반사라면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상태이고, 이런 비정상을 당연시여기는 국장이야말로 공영방송의 국장이 될 자격이 없음을 웅변합니다.
KBS는 지금이라도 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버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진정한 공영방송의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또한 KBS 국장과 본부장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진 그 정체불명의 "시청자"가 누구인지 밝혀주십시오. 김정수국장이 의견을 전해받았다는 그 시청자가 충분히 대표성이 있는 시청자라면 그가 누구인지, 그 사람의 의견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당당하게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김국장은 자신의 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을 강력히 뒷받침할 수 있는 그 시청자의 정체를 꼭 밝혀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