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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중앙일보의 궤변, “순환출자 없어도 재벌개혁 된다?”
(미디어오늘, 2012-8-17)
[비평] 정치권 경제민주화 논의에 불편한 심기… “그러니 중앙일보가 삼성일보”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자, 17일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판결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재벌 범죄도 엄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이날 중앙일보의 사설과 보도는 타 언론과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중앙일보는 이날 1면 <대기업 총수도 관용 없다 달라진 시대 상징적 판결>제하 기사에서 첫 문장부터 “대선을 앞두고 있고, 경제는 어려워지는 미묘한 시기에 상징적인 판결이 나왔다”고 운을 띄웠다. 중앙일보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대기업과 부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예전처럼 구속을 면해주는 판결을 내놓기 어려운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타 언론과 큰 차이는 없지만, 이후 중앙일보는 “여야 막론하고 대기업을 몰아세우면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현 세태를 진단한 뒤, “대선 후보들은 개념이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선명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때 김 회장의 재판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죄목과는 별개로, ‘모호한’ 경제민주화 구호가 지배하는 현 세태에서 마치 김 회장이 ‘독박’을 썼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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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선대인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엄정한 법집행은 기본인데, 이것이 되면 순환출자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며 “(재벌의)잘못된 지배구조를 풀기 위해 (순환출자는)반드시 해야 하는데, 이 핵심적 문제가 마치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물 타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중앙일보는 삼성일보로 불리는데, 한국 기업 중 순환출자구조가 문제되는 것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정도”라며 “이번 김승현 회장의 판결이 규모나 죄질에 비해 매우 미약함에도 이것조차 과도하다고 하며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불편부당한 듯 가면을 쓰고 있지만, 이런 사례를 보면 왜 언론을 개혁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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