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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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990호, 2012-8-28)

지금 한국 경제의 밑바닥은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 대란이다. 변변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자영업을 시작했건만, 장사는커녕 빚더미에 오르는 경우가 헤아릴 수 없다. 거의 쑥대밭이 되고 있다. 장사가 안 돼 문만 열고 있거나, 아예 장사를 포기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한다. 그런데도 자영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든다. 영화에서 괴수에 쫓겨 막다른 절벽에 이른 군중들 같기도 하다. 뒤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 퇴로가 막힌 군중들이 계속 밀어닥친다. 앞쪽에서 밀려드는 군중들의 미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의 가장자리에 선 군중들은 버티다 못해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꼴이다.
지금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자영업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베이비부머들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선두세대가 50대 전반에 이르면서 대거 은퇴하고 있다. 이들 사정은 뻔하다. 기대수명은 길어졌고, 자녀들은 대학생이어서 한창 학비가 들어갈 나이다. 그런데 어느날 꼬박꼬박 월급을 받던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직 살아갈 날은 많고, 돈 들어갈 곳은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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